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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를 나눠 준 아기가 더 환하게 웃었다고 합니다

2026.09.26

과자를 나눠 준 아기가 더 환하게 웃었다고 합니다

2026.09.26

출처: “Helping others makes us happier — but it matters how we do it | Elizabeth Dunn” (TED) — 영상 보기
교차 확인: Aknin·Hamlin·Dunn, PLoS ONE 2012, ScienceDaily 보도, WBUR 인터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데 누가 뛰어오는 게 보이면, 저도 모르게 ‘열림’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고작 2초쯤 늦어질 뿐인데, 그 사람이 “감사합니다” 하고 들어오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손해를 본 건 제 쪽인데 말이지요. 이 계산이 안 맞는 기분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얼마 전 한 강연에서 꽤 그럴듯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주는 쪽이 왜 기분이 좋을까요

우리는 보통 행복을 ‘받는 것’으로 셈합니다. 월급이 오르면, 선물을 받으면, 좋은 물건을 사면 행복해진다고요. 그러다 보니 나눔은 늘 ‘해야 하는 일’, 착한 사람이 치르는 비용처럼 느껴집니다. 기부 권유 전화가 오면 괜히 죄지은 기분부터 드는 것도 그래서일 겁니다.

그런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던 교수는 반대 방향을 가리킵니다. 그는 동료들과 두 살이 안 된 아기들에게 금붕어 모양 과자를 주고, 그중 하나를 원숭이 인형에게 나눠 줄 기회를 줬습니다. 표정을 분석해 보니 아기들은 과자를 받을 때도 기뻐했지만, 자기 과자를 인형에게 건넬 때 더 행복해 보였다고 합니다. 과자 한 개가 아쉬울 나이인데도요.

어른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 20만 명 넘는 성인의 설문을 분석해 보니, 지난달 기부를 한 사람들이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했고, 그 차이는 소득이 두 배쯤 늘었을 때와 비슷했다고 합니다. 던 교수는 이것을 먹는 즐거움처럼, 사람이 서로 돕도록 진화하면서 몸에 새겨진 기쁨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연구자 본인은 별로였답니다

제가 이 강연을 좋아하게 된 대목은 여기입니다. 던 교수는 ‘남을 위해 돈을 쓰면 행복해진다’는 논문을 내놓고도, 정작 본인은 기부할 때 따뜻한 느낌을 별로 못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세금 신고 때 회계사가 기부 칸을 볼펜으로 톡톡 두드리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는 이야기에서는 저도 웃었습니다. 행복 연구자도 행복 숙제는 밀리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가 찾은 답이 이 강연의 핵심입니다. 한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두 단체 중 한 곳에 기부하게 했습니다. 하나는 너무 커서 내 돈이 어디로 가는지 그려지지 않는 곳, 다른 하나는 “10달러면 모기장 하나가 아이에게 간다”고 딱 말해 주는 곳이었습니다. 행복이 늘어난 건 뒤쪽이었습니다. 앞쪽에서는 그 기쁨이 거의 사라졌다고 하고요.

던 교수 자신도 이웃들과 모임을 꾸려 시리아 난민 가족의 캐나다 정착을 직접 도우면서 비로소 그 기쁨을 느꼈다고 합니다. 처음엔 ‘난민들’이라고 부르던 사람들을 이제는 ‘우리 가족’이라고 부른다고요.

그러니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나눔의 기쁨 = 얼마나 주었나보다, 내가 준 것이 누구에게 어떻게 닿는지 보이는가.

오늘 ‘열림’ 버튼 앞에서

다시 엘리베이터로 돌아가 보면, 그 2초가 기분 좋았던 이유가 조금 보입니다. 제 작은 친절이 누구에게 닿았는지 바로 눈앞에서 확인했으니까요. 큰돈이 아니어도, 얼굴이 보이는 나눔이라면 효과가 있다는 뜻일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해 볼까 합니다. 어딘가에 마음을 보탤 때는 ‘얼마나’보다 ‘누구에게’를 먼저 떠올려 보기. 커피 한 잔을 사더라도 상대 얼굴을 보고 건네기.

물론 형편이 빠듯할 때 억지로 나누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연구도 평균의 경향을 말할 뿐이고, 나눔이 모든 사람의 고민을 풀어 주지는 않으니까요. 다만 돈이 들지 않는 나눔, 문 잡아 주기나 안부 한 통도 같은 원리라면 해 볼 만하지 않을까요.

두 살 아기도 아는 걸 저는 이제야 배웁니다. 다만 아기와 달리, 제가 나눌 과자는 원숭이 인형 말고 사람 쪽으로 건네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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