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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를 활용한 블로그 포스트 자동 발행

202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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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3
세무사의 밤, AI와 함께 만든 것들 | vinaida
AI · 자동화 · 세무사의 일상

세무사의 밤,
AI와 함께 만든 것들

2026. 5. 23
발단

명색이 세무 블로그인데, 게시물이 너무 없었다.

세무사로 일하다 보면 쓸 이야깃거리가 없는 게 아니다. 매주 국세청에서 보도자료가 나오고, 기획재정부에서 세법 개정 내용이 쏟아진다. 납세자들이 모르고 지나치면 손해 보는 것들, 시행이 임박했는데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들. 소재는 차고 넘쳤다.

문제는 그것을 글로 만드는 시간이었다. 신고 업무를 마치고 나면 글 쓸 여력이 남질 않았고, 그렇게 한 주 두 주 밀리다 보면 블로그는 먼지만 쌓였다.

어느 날 밤, Claude에게 물어봤다. “일주일에 한 번씩 세무 관련 포스트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시스템을 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설계

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전체 그림을 그려냈다. 공식 출처에서 뉴스를 수집하고, AI가 세무적으로 의미 있는 것을 추려내고, 본문을 작성한 뒤, 내가 검토하고 버튼 하나로 블로그에 올리는 흐름.

파이프라인 구조
정책브리핑 RSS 수집
→
세무 키워드 필터링
→
Claude API 선별
→
본문 자동 생성
→
CRM 검토
→
WordPress 발행

설계 과정에서 몇 가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 Claude가 선택지를 제시하고, 나는 골랐다.

  • 수집 출처 공식 출처만 — 국세청·기획재정부 보도자료. 전문지나 뉴스 검색량까지 포함하면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
  • 발행 방식 검토 후 내가 직접 발행. 세무 정보는 법령 조문 하나가 틀려도 안 된다. 자동 발행은 처음부터 선택지에 없었다.
  • 검토 위치 기존 CRM 사이드바에 메뉴로 통합. 별도 도구를 만들면 결국 안 쓰게 된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 스케줄 매주 월요일 새벽 5시 자동 실행. 출근 전에 초안이 준비되어 있는 그림.
AI가 대신하는 것

이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전, 머릿속으로 한번 따져봤다. 이걸 사람이 직접 했다면 어떤 순서로 했을까.

먼저 국세청 보도자료 페이지를 열고 이번 주에 올라온 것들을 훑는다. 기획재정부도 마찬가지다. 세무와 관련 있는 것을 골라내고, 그 중에서 납세자에게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한다. 이미 블로그에 비슷한 글이 있는지 확인하고, 없으면 주제로 확정한다. 확정된 주제로 관련 법령 조문을 찾고, 시행일과 적용 대상을 확인한다. 그렇게 재료가 모이면 글을 쓴다.

한 주제당 빠르게 해도 한 시간. 세 편이면 서너 시간이다. 매주.

그 서너 시간을 이제 Claude가 한다.

단순히 검색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보도자료 수십 건 중에서 납세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순서로 세 가지를 고르는 일, 그건 판단이다. 어떤 내용을 먼저 써야 독자가 맥락을 이해하는지, 어떤 사례를 들어야 와닿는지, 어디서 주의사항을 짚어야 실수를 막을 수 있는지 — 그것도 판단이다. 글을 쓰는 내내 이어지는 크고 작은 판단들을.

예전에는 그 판단들이 전부 사람의 몫이었다. 경험과 감각,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졌다. 지금은 Claude가 그 자리에 앉아 있다. 보도자료를 읽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법령을 찾고, 블로그 문체에 맞게 글을 완성한다. 나는 그 결과물을 읽고 틀린 것을 고치고 발행 버튼을 누른다.

내가 사라진 게 아니다. 최종 판단은 여전히 나의 몫이다. 다만 그 판단에 이르기까지의 긴 과정 — 수집하고, 읽고, 추리고, 조사하고, 구성하는 — 그 노동을 AI가 먼저 해놓는다.

지금 껏 일해 오면서, 내 일 중에 무엇이 진짜 나의 것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 어쩌면 정보를 찾고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그것을 놓고 판단하는 일이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나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정작 중요한 데에 쓸 수 있도록 돌려주는 것에 가깝다.

구현

코딩은 모른다. 그래도 이 CRM 전체를 Claude Code와 함께 만든 경험이 있었기에 두렵지 않았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이었다. Claude Code를 열고, 설계 가이드를 넘기고, 작업 순서를 지시했다.

“작업 시작 전에 먼저 안전하게 복구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줘.”

실제 운영 중인 서버에 작업을 하는 것이라 백업부터 시켰다. 프로젝트 전체 압축, SQLite 데이터베이스 복사, 환경변수 파일 백업. 그 다음에야 코드를 만지기 시작했다.

RSS 수집기, Claude API 선별 모듈, 본문 생성기, WordPress REST API 발행 연결, CRM 사이드바 메뉴 추가, 검토 페이지 UI 구성 — 하나씩 만들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꽤 흥미로웠다. 내가 직접 짠 코드는 한 줄도 없었지만, 전체 흐름을 설계하고 각 단계에서 결정을 내린 것은 나였다.

중간에 WordPress 발행 연결이 막혔다. Cloudflare가 REST API 요청을 걸러내고 있었다. Claude Code가 원인을 찾고 우회 방법을 적용했다. 그런 지점에서 AI가 정말 유용하다는 걸 새삼 실감한다 — 에러 메시지 앞에서 혼자라면 막막했을 순간을.

CRM 블로그 자동 포스트 화면
완성된 CRM 블로그 자동 페이지 — 초안 3편이 검토를 기다리고 있다
결과

파이프라인을 수동으로 한 번 실행했다. 잠시 후 CRM 검토 페이지에 초안 세 편이 나타났다.

자동 생성된 첫 초안 목록
세무조사 시기 선택제 시행…법인이 꼭 알아야 할 변경사항 · 임팩트 8/10
부동산 자금조달 탈세 127명 조사 착수…현금 취득자 주의사항 · 임팩트 8/10
연말정산 실수, 5월 종합소득세로 가산세 없이 정정하는 방법 · 임팩트 9/10

각 초안에는 원본 보도자료 출처, 법령 조문 번호, 적용 대상, 주의사항, Q&A가 들어 있었다. 물론 그대로 발행하지는 않는다. 읽어보고 수정하고, 법령 조항이 정확한지 확인한다. 그리고 [발행] 버튼을 누른다.

첫 번째 글이 별도의 워드프레스 사이트에 성공적으로 올라갔다.

소감

누군가 내게 “세무사가 직접 만든 거예요?”라고 물으면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코드를 짠 것은 AI다. 하지만 무엇을 만들지, 어떤 기준으로 선별하고, 어디까지 자동화하고 어디부터 사람이 개입할지 — 그 모든 판단은 내가 했다.

코딩을 모른다는 것은 더 이상 장벽이 아니다.
무엇을 만들지 알고, 왜 만드는지 알면 된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 새벽, 서버 어딘가에서 파이프라인이 조용히 실행될 것이다. 국세청과 기획재정부 보도자료를 훑고, 납세자에게 중요한 것 세 가지를 고르고, 글을 써서 내 검토를 기다릴 것이다.

나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초안을 읽어보고, 고칠 것을 고치고, 발행 버튼을 누른다. 그게 전부다.

블로그에 드디어 글이 쌓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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